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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인사이드
브레인 샤워
  • 당신의 뇌를 깨워 줄, 브레인 샤워

    앤젤라 보스 부인 살인사건의 범인은?
    위험한 여자들

    • 글. 『뇌가 섹시해지는 추리퀴즈 2단계』, 비전코리아, 2016.
  • 바야흐로 창의력의 시대. 활발한 두뇌운동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의 바탕이 된다. 잠깐의 휴식시간동안 당신의 뇌를 깨워줄 추리퀴즈를 매 호 소개한다.

친구들과의 마지막 술자리

다른 곳도 아닌 미국의 테이트 와인 바 한복판에서 벌어진 앤젤라 보스 부인 살인사건에 모든 신문 가십면이 들끓었다. ‘패딩턴’ 파나키가 수사를 지휘한다는 사실을 신문사에서 알게 되자마자 그 소식도 곧장 신문 1면 기사가 되었다.
첫눈엔 그냥 별것 아닌 사건처럼 보였다. 보스 부인은 현장에서 친구 엘리자베스 핸슨과 소피아 로젠탈을 만났다. 보스 부인과 엘리자베스 핸슨은 가벼운 칵테일 와인 한 병을 나눠 마셨고, 소피아 로젠탈은 커피를 선택했다. 일행은 그 외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한 시간 반 후, 보스 부인이 죽었는데 명백히 독살로 보였다.
모든 것을 검사하는 사이, 파나키 경감은 면담을 진행했다.

‘패딩턴’ 파나키 경감 특징 사건 해결률이 높아 큰 명성을 얻고 있는 현직 경감. 사람들의 거짓말을 간파해내 범인을 잡는다.
‘패딩턴’ 파나키 경감
특징
사건 해결률이 높아
큰 명성을 얻고 있는 현직 경감.
사람들의 거짓말을 간파해내 범인을 잡는다.

웨이터의 증언

세 여자에게 서빙을 한 웨이터부터 시작했다.
마이클 존슨은 키가 크고 유쾌해 보이는 이십 대 후반의 남자였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손바닥을 연신 셔츠 자락에 문질렀다.
“보스 부인과 친구들을 담당했다고요.”
파나키 경감이 말을 꺼냈다.
“네, 경감님.”
마이클 존슨이 말했다. 그는 잠시 주저하다가 불쑥 물었다.
“전 감옥에 가나요?”
파나키 경감은 한쪽 눈썹을 치켜떴다.
“보스 부인을 살해했다고 자백하는 겁니까?”
“아뇨! 어, 그건, 아닙니다. 의도적으로 그런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제가 음료를 서빙했으니까요. 그러니… 그러니 제가 죽인 거죠.”
파나키 경감은 그를 진정시키려 했다.
“혹시 그게 사실이라 해도 그냥 음료를 가져다 나른 것만으로는 아무 책임이 없습니다. 물론 그 음료에 독이 들었다는 걸 사전에 알았다면 모를까.”
마이클 존슨은 안도감에 어깨를 늘어뜨렸다.
“어휴, 다행입니다. 그럼, 뭘 도와드리면 될까요?”
마이클 존슨이 눈가를 문지르며 말했다. 파나키 경감은 격려의 미소를 지었다.
“그 세 여자분하고 잘 아는 사이라면서요?”
“네, 단골들이세요. 단골이었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십시오.”
“어, 제가 손님들의 코트와 스카프를 받아드리고, 늘 앉으시는 난로 옆 테이블로 안내했습니다. 로젠탈 부인께선 커피와 크림을 주문하셨고, 핸슨 부인은 보스 부인과 함께 드실 얼음 든 칵테일 와인 한 병을 주문하셨죠. 저는 주문을 바에 가져갔고, 다른 단골손님인 티모시 부부께서 저를 지명하셔서 맞으러 갔습니다. 제가 그분들 주문을 받았을 즈음엔 여자분들의 음료가 나왔고요. 저는 그걸 와인 잔 두 개와 함께 테이블에 가져다드렸습니다. 음료를 테이블에 놓고, 보스 부인과 핸슨 부인에게 술을 따라드린 다음 병을 두고 물러났습니다. 핸슨 부인은 목이 말랐는지 바로 드시더라고요. 로젠탈 부인께서 꿀을 좀 달라고 하셔서 가져다드렸지요. 그런 다음엔, 나중에….”

와인병과 두 개의 와인잔

“나중?”
마이클 존슨은 초조히 침을 삼켰다.
“한 시간쯤 후였어요. 보스 부인이 불편해하며 일어나셨죠. 찬물을 달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가져다드리기 전에 부인은 콜록콜록 기침을 터트리셨죠. 그러더니 쓰러져 경련을 일으켰고, 얼마 안 되어 돌아가셨습니다. 다른 두 친구분들은 제정신이 아니셨고요.”
“로젠탈 부인은 원래 평소에도 커피를 시킵니까?”
“보통 그러십니다. 술은 입에도 안 대세요, 최소한 제가 본 적은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바텐더는 지난달 부터 테이트 와인 바에서 일하기 시작했고요?”
“어, 네, 그렇죠. 지금 두 주째입니다. 제가 데려올까요? 분명 여기 있을 겁니다.”
“아직은 아닙니다, 존슨 씨. 그리고 좀 이따 추가 질문을 드릴 수도 있으니 조금 더 기다려주십시오.”
파나키 경감이 근심에 빠진 웨이터를 두고 나오자 경관이 다가왔다.
“보고서입니다, 경감님. 방금 들어왔습니다.”
파나키 경감은 고개를 끄덕이고 서류를 받아 훑어보았다. 테이블 위에 있던 것은 사 분의 일쯤 찬 칵테일 와인 병 하나, 반쯤 찬 와인 잔, 가득 찬 와인 잔, 빈 커피포트, 빈 크림 그릇, 삼 분의 이쯤 찬 꿀 접시, 빈 커피잔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병과 와인 잔 두 개에 다 비소(독)가 들어 있었다.
혼자 고개를 주억거리며 파나키 경감은 경관을 쳐다보았다.
“엘리자베스 핸슨에게 주목해야겠어. 데려오도록.”

Hint 왜 파나키 경감은 엘리자베스 핸슨을 의심할까?

거꾸로보는 정답

독은 병 속 얼음 안에 들어 있었다. 처음부터 엘리자베스 핸슨에게 돈을 받은 바텐더는 조심스럽게 독을 가운데 넣고 얼려 얼음 조각을 만들었다. 그녀가 코트를 입는 계절에 맞지 않게 얼음이 든 음료를 주문하자, 바텐더는 독이 든 얼음을 썼다. 엘리자베스 핸슨은 얼음이 녹기 전 첫 잔을 마시고, 다시 잔을 채웠지만 마시지 않고 두었다. 그렇게 해 혹시 조사를 받게 되면 독이 든 음료를 나 눠 마시지 않은 로젠탈 부인에게 혐의가 돌아가고, 자신은 운이 좋아 살아남은 것이라고 여겨지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