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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S 금융가이드
배워봅시다
  • 뉴노멀, 과거와 달라진
    ‘새로운 표준’

    • 글.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 삶의 기준은 시대 변화에 따라 바뀌고, 언제나 새로운 질서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을 두고 우리는 ‘뉴노멀(New Normal)’이라고 한다. 뉴노멀이라는 단어가 곳곳에서 들려오는 지금, 우리는 다양한 변화와 마주하고 있다.
변화의 기준

‘무릇 있는 자는 받아 충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Whoever who has will be given more, and he will have an abundance. Whoever does not have, even what he has will be taken from him)’
신약성경 마태복음 25장 29절 구절이다. 흔히 ‘부익부 빈익빈’을 이 구절에 빗대어 ‘마태효과(Matthew Effect)’라고도 한다. ‘마태효과’란 부유한 사람은 점점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점점 더 가난해지는 현상이다. 요즘, 부동산 시장을 보면 그렇다. 돈이 돈을 번다는 것. 요즘 ‘부의 법칙’으로 통하기도 한다.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 처음 이 개념을 만들었다.

‘개천에서 용 난다’

요즘 이 속담에 선뜻 고개를 끄덕일 사람은 많지 않을 법하다. 그래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보다는, 유독 교육, 취업 분야에서 부모의 재력이나 노력 등 ‘아빠, 엄마 찬스’가 자녀의 성공을 좌지우지한다는 인식이 보편화하고 있는 것인데, 노력을 해도 자신의 처지를 바꾸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통장에서 용 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그만큼 이런 현상을 사회 구조적으로 개인이 노력을 통해 변화시킬 수 없는 환경이 됐다는 얘기다.

변화에 따른 새로운 기준, 뉴노멀

‘뉴노멀’이 새로운 표준이 되는 세상이다. ‘마태효과’나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이 반어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것처럼 과거의 표준이 이제는 더 이상 보편적인 관념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세상을 우리는 마주한다. 뉴노멀은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시점에 자주 등장하는 말로,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을 의미한다. 올드노멀(오래된 정상)과 구별하기 위해 ‘뉴노멀’이라고 부른다. 특히 경제학에서는 새롭게 형성된 경제 질서로 통용되는데, 일반적으로 2007~2008년 진행된 세계 금융위기 이후 등장한 새로운 세계 경제 질서를 의미한다. 이 말은 세계 채권펀드 핌코의 최고경영자 모하메드 엘 에리언이 처음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세계 경제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저금리와 저성장이 고착화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은 이 같은 상황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 설립 70주년사를 통해 “지금 전 세계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보건위기를 겪고 있다.”며 “감염병 확산 억제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쇄조치로 인해 많은 나라에서 경제활동이 급속히 위축되는 ‘전대미문’의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언급한 ‘전대미문’의 결과로, 우리 일상에서는 ‘저금리’를 사례로 들 수 있다. 우리나라도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사상 첫 ‘제로금리(기준금리 연 0.5%)’ 시대를 열면서 과거의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새로움을 맞닥뜨리고 있다. 은행에 맡긴 예금에 0%대 이자가 붙는 것에 투덜거리지만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현상이다.

저금리, 저성장이 고착화된 환경

저성장도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 경제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성장의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것인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수년 전부터 저성장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마이너스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는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 코로나19 등 예상하지 못한 감염병 사태와 같은 돌발 상황은 이런 추세를 더 앞당기는 기폭제로 작용한다.
디지털 경제 전환기도 저금리, 저성장과 함께 뉴노멀의 상징이다.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비대면 접촉을 통한 경제·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예컨대 세계적인 트렌드로 온라인 쇼핑, 배달 서비스 등이 오프라인 소비를 대체하고 영화, 의료, 교육, 행정 등에서도 디지털 경제가 확산하고 있다. 학교와 기업에서는 온라인 교육과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이 적극 도입되고 있다. 또 비대면 및 개인 맞춤형 트렌드가 자리함에 따라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도 점차 보편화 단계를 밟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등 ‘한국판 뉴딜’ 사업을 통해 디지털 경제에 속도감을 불어 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