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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EME
INTERVIEW
  • 피할 수 없는
    저성장 시대,

    그 속에서 가능성을 찾다

    리치고인베스트먼트 대표 홍춘욱 박사

    • 글. 윤승현
    • 사진. 안호성
  • 우리는 경제의 동력이 떨어진 ‘저성장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예금만으로 노후를 보장할 수 없고, 부의 이동 역시 쉽지 않다. 이젠 투자를 안 하려고 해야 안 할 수 없는 시대인 것이다. 그렇다면 경기 흐름에 흔들리지 않는 투자 대안은 없을까? 유튜브 채널 ‘홍춘욱의 경제강의 노트’를 통해 한국 경제 현실에 대한 명쾌한 해설과 투자법으로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리치고인베스트먼트 대표이자 이코노미스트인 홍춘욱 박사를 만나 현 경제 상황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전망과 변화에 휘둘리지 않는 올바른 투자법에 대해 들어본다.

Q. 최근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는 등 저성장 시대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성장 시대가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A. 저성장 시대의 원인은 두 가지로 말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인구 감소입니다. 우리나라 노동 인구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2015년~2016년입니다. 이 전후로 노동 인구가 조금씩 줄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경제 전체의 외형인 성장 속도 역시 둔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기업의 투자 부진을 들 수 있습니다.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제조 업체 부채 비율은 300%~400%에 이를 정도로 높았습니다. 이는 미래를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했던 한국 기업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반면, 최근에는 50%~70%까지 떨어졌습니다. 기업의 부채 비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안정성과 파산의 위험이 줄었다는 긍정적 의미인 반면, 그만큼 투자를 줄이다 보니 생산성 향상이 일어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죠.

Q. 경제의 현주소를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A. 경제성장률은 계속해서 떨어지리라 예측되긴 하지만 우리경제를 끈기 있게 달리고 있는 기관차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이젠 경제성장률보다는 1인당 소득 증가율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2020년부터 인구가 줄고 있어서 우리나라의 경제 외형이 지금보다 더 커지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반대로 경제 전체의 외형은 마이너스 성장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1인당 소득이 늘어난다면 이것 역시 의미 있는 성장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고성장 속에서 경제성장이 중요하다고 말해왔었다면 이젠 1인당 소득이 얼마나 개선되고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이죠. 그렇게 본다면 우리나라는 저성장 시대를 걷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앞으로도 성장을 위해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Q. 저성장 시대로 인해 경제, 사회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일어난 변화는 무엇이 있을까요?

A. 고용 증가 속도의 부진, 즉 일자리 부족 현상입니다. 현재우리나라의 청년들이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불균형에 처해 있는 것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제성장은 근로자들이 더 많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고, 임금을 올리는 데 필요한 것입니다. 과거 7%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던 시기에 비해 2~3% 남짓한 성장률을 보이는 현재의 고용 증가 속도는 당연히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전보다 사람들의 효율이 꾸준히 올라가는 성장성을 갖게 된다는 것은 두 명이 하던 일을 이젠 한 명이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매출 10억을 달성했을 때 새로 발생하는 일자리의 숫자를 ‘고용유발지수’라고 하는데, 20~30명에 이르던 수치는 최근에 10명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즉, 과거만큼 사람을 뽑지 않아도 매출이 늘어나는 세상이 오고 있는 것이죠.

Q. 저성장 시대가 지속되면 개인의 삶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A. 재테크의 격차로 인해 재산 양극화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과거 은행의 예금 이자율이 높았던 이유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로 대출이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들의 부채 비율이 낮아지면서 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어 금리가 오르지 못하고 있죠. 실제로 예금과 채권 등을 통해 노후를 충분히 준비할 수 있었던 과거는 이젠 돌아오지 않는 과거가 되었습니다. ‘껄무새’라는 말이 등장했을 정도로 미리 투자를 통해 재테크를 했던 사람과 하지 않았던 사람의 재산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졌고, 앞으로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Q. 그렇다면 저성장 시대에 빠진 한국 경제의 돌파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한국 경제를 성장으로 조금이나마 이끌 수 있는 것은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벤처의 대표적인 예로 네이버와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을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고용을 증가시키며, 세계 시장을 주름잡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당장 내일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지 예측할 순 없지만 미래의 네이버와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과 같은 스타트업이 출현하고, 하나둘씩 성공해나간다면 한국 경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Q. ‘월급만 받아서 노후를 보장할 수 없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투자가 필수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저성장 시대에 맞춘 투자전략이 있을까요?

A. 이제 투자를 해야만 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사람이 투자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분위기 속에 한국 사람은 한국 주식만 산다는 생각을 버리고 통화 다변화를 추구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국내 주식이 폭락할 때마다 환율이 급등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가 소규모 개방경제이기 때문이죠.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주식과 채권을 약 40% 이상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외국의 매매로 자산시장이 움직인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국내 주식과 달러를 함께 가지고 있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국내 주식의 가격이 내려가고 달러의 가격이 올랐다면 수익이 난 달러를 차익 실현해 가격이 하락한 국내 주식을 저가 매수하여 어느 정도의 손실을 메울 수 있죠. 이처럼 통화를 다변화하고, 이익이 난 곳에서 손실이 난 곳을 메우는 스위칭(Switching)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외부 요인이 많이 발생하는 요즘에는 이러한 전략이 꼭 필요하죠. 이 부분을 많은 분들이 고려해서 투자하면 좋을 것 같아요.

Q. 투자할 때 꼭 염두에 두어야 할 점과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간혹 빨리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급등 주식을 매수하거나, 대출까지 받아 무리하게 투자하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이런 행동은 절대 피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욕망으로 인해 위험을 피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투자는 장기전입니다. 반면 남의 돈을 빌려서 투자할 경우 상환해야 하는 기일이 정해져 있어 장기 투자를 할 수 없습니다.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은 피하고, 스스로 융통할 수 있는 자산을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한곳에 100%를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국내 주식, 미국 주식, 미국 채권, 리치 등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꾀하며 투자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Q. 앞으로의 경제는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A. 경제를 분석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1%라고예측하긴 하지만 저는 비관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2%대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경제의 큰 동력은 내수시장이 아니라 수출이기 때문입니다. 경제성장률은 저하되고 있지만 수출은 지속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수출이 주도하는 성장이 기대됩니다. 또한 정부의 지원과 투자 등이 이루어지며 벤처 시장 역시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로 벤처 시장이 지금보다 더욱 활발해진다면 떨어지는 경제성장률을 올릴 수는 없더라도 충분히 방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