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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우리 김치를 만든다는 자부심
SPECIAL THEME
INTERVIEW
  • 코로나19 극복의 비결
    맛있는
    ‘우리 김치를 만든다’는
    자부심!

    옥과맛있는김치영농조합 김권태 대표

    • 글. 이지연
    • 사진. 안호성
  • 김치는 밥상 위 메인 음식은 아니다. 그러나 밥상 위에 김치가 빠지면 허전하고 섭섭하다. 메인 요리를 빛내주는 조연으로서 ‘한국인의 맛’을 대표하는 김치. 전남 곡성 옥과면에 ‘옥과맛있는김치영농조합’을 설립한 김권태 대표에게 김치는 삶에 큰 변화와 도전을 맛보게 한 ‘주연’과 같다.
좋은 재료에 정성 가득!

삶은 매순간 선택의 연속이다. 지금 하고 있는 공부를 계속할지 말지, 이직을 할지 말지, 오늘 점심은 또 뭘 먹을지…. 매번 크고 작은 선택들 앞에 놓여 있다. 옥과맛있는김치영농조합(이하 옥과맛있는김치) 김권태 대표도 삼십대 중반이던 9년 전, 큰 기로에 놓였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던 시절이었다.
“어머니가 시장 입구에서 오랫동안 채소가게를 했어요. 팔고 남는 재료들로 김치를 담가 사람들에게 나눠줬는데 맛있다고, 팔아도 되겠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하셨나 봐요. 우리 전통 음식인 김치를 좋은 재료를 써서 제품화하는 것도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니의 손맛과 우리 김치의 가능성을 믿었던 김권태 대표는 하던 공부를 접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형과 아우처럼 막역해진 은사 박철우 씨도 부대표로 합류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창업 후 3년간은 거의 매출이 없었다. 좋은 재료로 깨끗하게, 정성껏 김치를 담그면 소비자들이 인정해주고 찾아주겠지 했던 생각은 현실과 큰 차이가 있었다.
“당시 온라인에서 김치 1kg당 가격이 2천 원대 초중반이었어요. 저희는 1kg당 7천 원에 팔았고요. 시장가보다 3배 정도 높은 가격이었죠. 김치는 무조건 맛있고 신선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비싸더라도 좋은 재료로 만들었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날 버무려 당일 배송했어요. 지금도 그 원칙은 변함없지만 그 과정에서 중요한 걸 배웠죠. 우리가 자신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요. 소비자가 원하는 건 뭘까 고민했더니 첫째가 ‘가격’이더라고요.”
김권태 대표는 맛은 유지하면서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다 기존에 듬뿍 넣었던 양념의 양과 레시피에 변화를 주었다. 소비자 반응을 보고 싶어 1kg 주문 시 택배비만 받고 보내주는 마케팅을 행했고 그렇게 조금씩 입소문이 나면서 점차 매출곡선이 오르기 시작했다.

김권태 대표와 김치
맛과 신뢰로 연 해외 수출길

“작년에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원물 가격이 많이 올랐을 땐 솔직히 고민이 많았어요. 여름철 배추가격이 3포기에 3만 원 이상 갔으니까요. 겨울철엔 고춧가루 값이 많이 올랐고요.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이럴 때 난감하죠. 그럴 때마다 값을 올릴 수도 없으니까요. 제가 고민할 때마다 초심을 일깨워주시는 분이 바로 어머니에요. 어머니께서는 ‘좋은 재료로 만들어야 김치가 맛있다’는 신념으로 지금까지 살아오신 분이시죠. 지금도 아버지와 같이 새벽 2~3시에 광주농수산물시장에 나가 재료들을 공수해 오세요. 번거로운 일인데 눈으로 봐야 믿을 수 있다며 고춧가루 대신 건고추를 사와서 일일이 닦고 빻아 쓰시고요. 멸치액젓도 직접 만들어 씁니다. 김치에 대한 어머니의 고집과 장인정신이 있었기에 지금 옥과맛있는김치가 인정받고 있는 것 같아요.”
김권태 대표는 어머니의 뜻을 받들어 최상급 재료를 사용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김치에 들어가는 속재료만 김치종류에 따라 16~21개에 달하기에 맛이 풍부하고, 한 번 먹으면 계속 생각나는 맛이다.
사람이 먹을 음식이기에 생산라인은 청결해야 하고 배송도 빨라야 한다는 김권태 대표의 또 다른 원칙은 생산현장에서도 잘 드러난다. 배추김치, 파김치, 열무김치 등 주력제품 13종을 생산하고 있는 옥과맛있는김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HACCP 인증, 전라남도 ‘도지사품질인증’ 등을 받으며 시스템과 규모, 소비자 신뢰를 점차 키워가고 있다. 2~3년 전,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지역의 병원, 휴게소 등에 김치를 납품하며 맛을 인정받은 후로는 매출이 점차 늘었고 총 15명의 직원을 고용함으로써 지역사회의 고용창출에도 일조하고 있다.
작년엔 생각지도 못했던 미국 수출길까지 열리면서 연매출 20억 달성이라는 쾌거도 이뤘다. 코로나19로 여러모로 힘든 한 해였지만 연달아 좋은 소식들이 전해지면서 지역 ‘옥과’를 알리는 일등공신으로도 역할하고 있다. 김권태 대표는 지난해 11월 미국에 본사를 둔 울타리USA와 5년간 250만 불 규모의 미국 수출 총판 계약을 체결한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울타리USA 신상곤 대표를 비롯해 관계자 분들이 저희 공장에 오셔서 일일이 시식을 다 하셨어요. 대부분 첫 번째로 요구하시는 게 가격인데, 신상곤 대표님은 첫째가 ‘맛’임을 강조하시더라고요. 그런 점이 저희의 기업철학과도 잘 맞았죠. 덕분에 좋은 가격으로 해외 수출길을 열게 되었습니다.”

김치
소상공인 방송광고 지원으로 인지도 높여

&김권태 대표는 알음알음 인지도가 상승했던 옥과맛있는김치가 대내외에 널리 알려질 수 있었던 것은 2020년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광고지원사업’을 통해 방송광고를 제작·송출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직원은 물론 고객들까지 힘이 빠져있던 시기, 옥과맛있는김치는 2020 ‘방송광고지원사업’을 통해 1,000만 원(자부담 10% 포함)을 지원받았고 어머니 박규자 씨를 모델로 세워 20초짜리 광고를 제작했다.
“저희 같은 소상공인이 방송광고를 제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제작비와 송출료 부담이 크기 때문이죠. 방송광고지원사업을 통해 옥과맛있는김치를 알릴 수 있는 광고가 제작되어 너무 뿌듯했습니다. 제작한 광고는 지역밀착형으로 IPTV를 통해 지역에 먼저 송출했는데 여기저기서 연락이 오는 걸 보고 광고효과를 실감했죠. 올해는 공영방송에 광고 송출을 계획하고 있어 기대가 더 큽니다.” 김권태 대표는 지난해 미국 수출에 이어 올해 국내 큰 거래처와 계약이 성사되면서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국비 지원 사업뿐만 아니라 곡성군의 지원과 관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여러모로 감사한 마음이다. 그러한 감사함을 옥과면 ‘행복나눔밑반찬 김치나눔지원사업’에 동참하며 지역주민들에게 전하는 등 사회공헌에도 앞장서고 있다. 옥과면에 매주 8가구, 곡성읍에 한 달 12가구, 석곡면에 분기 20가구 등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주민들에게 김치를 전하면서 옥과맛있는김치가 이웃들의 헛헛한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는 김치뿐만 아니라 반찬, 된장, 고추장, 장아찌류로 품목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사실 올해 반찬 체인점을 오픈할 계획이었는데요. 지난해 원재료 값이 폭등하면서 준비가 여의치 않았습니다. 계획한 일들을 차근차근 준비해 2~3년 내에는 전라도 전역을 시작으로 서울·경기를 넘어 전국 단위로 체인화를 해볼 생각입니다. 새로운 거래처 확보와 여러 가지 도전들을 앞두고 올해 최하 15명을 추가로 더 채용할 계획도 세워두었고요.”
재작년 매입해 둔 4,500평 대지에 공장 신축 계획도 세워 두었다는 김권태 대표는 내년 창립 10주년을 맞아 옥과맛있는김치가 맛으로 인정받고,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확고히 뿌리내리길 바라고 있었다. 김권태 대표에게 김치는 ‘자식 같은 존재’다. 고객의 식탁 위에서 “맛있다”, “양념 제대로 한다”라는 칭찬을 들을 수 있도록,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자식 같은 김치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맛있는 김치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사명(社名)에 고스란히 담은 것처럼 김권태 대표와 회사 식구들은 오늘도 옥과맛있는김치를 알리기 위해 밤낮없이 발로 뛴다.